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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도/이해인

  • 작성자: 정태호
  • 작성일: 08-02-25 21:36
  • 조회: 957회

본문







밤의 기도/이해인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밤은 싱싱한 바다

별을 삼킨 人魚 되어
깊은 어둠 속을 헤엄쳐 가면
뜨거운 불향기의 당신이 오십니다

고단한 旅程에
살갗마다 스며든 쓰라림을
香油로 씻어내며 크게 하소서

안 보이는 밤에는
더욱 잘 보이는 당신의 얼굴

눈멀어야 가까이 볼 수 있다면
눈멀게 하소서
너무 많이 사랑함도 죄일 수 있다면
죄인이게 하소서

죽음과 이별하고
소리없이 일어서는
밤은 눈이 큰 바다

순결한 나를 그 바다 위에
떠올리게 하소서
가느단 빛의 올을 꼬리에 하늘대며
수천의 새 아침을 쏟아내게 하소서


-"내 혼에 불을 놓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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