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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의 감동]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 작성자: 정태호
  • 작성일: 07-09-20 12:41
  • 조회: 1,675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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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392975_500%20head%202.gif * 500자의 감동 *1128392975_500%20head%202.gif1128392886_500%20head.gif1128392886_500%20head.gif



엄마는...우리 엄마는...

파릇한 20살적,8남매가 있는 종가집에

맏며느리로 시집을 왔습니다.

막 젖을뗀 시동생을 등에 업고

가족들 뒷바라지에 밭일까지...

내리 딸 둘을 낳고 산후조리는 커녕

젖만 배불리 먹여 재워놓고는 잠든

아이 제대로 한번 안아주지도 못하고

밭으로 들로 일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질타아닌 질타가

끈임없이 계속될때마다 '아들 못난 죄인"이라

울음을 삼키셨답니다.

기다리시던 손주를 안겨드렸어도

'없는 집안 자손에,못배운 며느리'라

마음에 안차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할머니.

손자,손녀의 사춘기가 지나고 성인이 되고,

그 파릇하던 며느리의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려도 그 말씀은 계속 되었지요.

입맛 없으시단 시어머님을 위해

달래도 캐고 냉이도 캐어 오물조물

무쳐내고 끓여내도 먹기 싫다며

밥 상을 뒤엎기도 하시던 할머니.

새댁 입덧하는것처럼

이것저것 먹고싶다 말씀하시고,

차려내면 또 안드시겠다하시길 여러번...

확성기를 댄듯 목청 좋고 정정하시던 할머니는

하루밤새 치매로 어린아이가 되어버리셨지요.

흰머리 희끗한 우리 엄마는

그렇게 아이키우듯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매일같이 찾으시는 동태전,

하루에도 여러번 목욕을 시키셔야하고

손수 면기저귀를 빨고 삶고..

긴 병에 효자없다고 지칠때도 되셨건만,

엄마는 항상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고된 하루가 지나는 늦은 밤,

뒤척이시는 할머니 곁에서 등을 토닥이시며

엄마의 자장가는 시작됩니다..

"자장..자장..우리 엄니...

우리엄니 주무시네...

우리 엄니 잠든적에

검둥사자 훠이 가게..자장 자장......."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노환까지 겹쳐,

툭하면 엄마를 때리시고

머리채를 잡기도 여러번이시던 할머니는

그렇게 주무시듯 우리곁을 떠나셨습니다.

할머니가 떠나시던 날..

엄마는 그리도 섧게 우셨지요.

할머니의 49제.

우리들 남매는 할머니께서 남겨놓고 가신

마지막 선물을 보았습니다.

"느그 할매가 이걸 나한테 주드라..

우찌..가실걸 아셨는가..

그리 가시기 며칠전 새벽에 날 부르시드만..

그땐 용케 내도 알아보시고.정신이 맑으신가

느그들 이름도 하나 하나 불러보시더라..

근데...느그 할매..내 이름을 알고있드라.

30년을 잊고살던 내 이름을

첨으로 부르시드만..

그람서 참으로 미안타꼬..

우찌나 우시던지..

그라곤 품에서 이걸 꺼내주시드라..

내한테 줄끼 이거뿐이 없다고..

내는...내는 엄니한테

아무것도 해준 기 없는데...

우째 그리 가십니꺼.."

하시며 또 목을 놓아 우셨습니다..

누렇게 빛이 바래고 낡은 손수건에

곱게 싸인 비녀와 금가락지.

치매로 항상 쪽을 지고 계시던

머리도 짧게 깍을수밖에 없어

버린줄 알았던 비녀를 할머니는

그리도 곱게 싸놓으셨나 봅니다.

할머니가 가신지 5년이 흐른 지금도,

엄마는 매일같이 할머니의

비녀와 가락지를 닦고 또 닦으십니다.

"내도 엄니마음 다 압니더..

겉으로 표현을 그리하신것 뿐이제,

본심은 안 그랬다고..그립습니더,,엄니...

꿈에...한번만 나와주이소..

엄니맨키로 나이묵어가는

나보러 한번 오이소...."

우리 엄만 오늘도

이렇게 밤을 보내시겠지요??
.
.
.

이글은 MBC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

스크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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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따라 놀러 오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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