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집 방문기...
- 작성자: 김명지
- 작성일: 07-07-08 11:01
- 조회: 1,4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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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의 마지막날 토요일...
사랑의 집 에덴으로 향하는 이 날은 날씨가 비교적 좋은 편이었다.
그 전날까지 비가 내리고 다음날도 내린다라는 이야기가 있었기에
궂은 날씨가 아닌날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라는 사실만으로도 안심하면서...
아침 9시경
샘터사람들 사무실에 모인 14명의 봉사자들...
충남 아산의 사랑의 집 에덴 식구들을 만나기위해
설레이는 길을 재촉했다.
사랑의 집 에덴 방문이 처음인 새내기 봉사자들도 있고, 여러번인 봉사자들도 있겠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평택즈음에 오니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예상시각보다 조금 늦은 11시 15분경에 충남 아산 둔포면 신남2구에 자리한 사랑의 집 에덴에 닿을 수 있었다.
저번 봉사활동때는 개인적인 이유로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못와본 사이 사랑의 집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처음 찾았던 이 곳은 외진 곳 조립식 건물안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의 정성어린 사랑으로 이제는 쾌적한 환경에서 살수 있는 새 건물로 이사도 갔고,
어느 후원자님의 도움으로 사랑의 집 에덴 식구들이 함께 외출도 할수 있는 차도 마련이 되었다.
그동안은 24명의 원생들과 2분의 선생님들... 원장님과 사모님...
이 많은 식구들이 한번에 외출할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지가 않았었는데,
점점 원생들에게 좋은 환경들이 만들어져가고 있음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원생들이 살아가는데는...
부담스러운 건물을 유지해야하는 생활비가 절실한 상황.
새로 지은 건물은 나라에 빚을 지고 지은 건물이라서...
겨울이 되면 난방비 걱정에
다시금 이전 조립식 건물로 원생들이 이전해서 생활해야하는 앞으로도
많은 문제점이 남아있기도 하다.
새로지은 건물은... 시 당국에서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지워진 공간이라고 이해하심 되겠다.
도착하자마자 정혜아주머니(48세, 정신지체)께서 반겨주시며 다가오셨고..
원생들이 모두........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서 블록을 한다던가... 놀고 있는 듯 했다.
부랴부랴 인사를 드리고, 점심시간이 다가옴에 얼른
친구들 점심을 준비 위해서...식사를 준비하는 팀에 합류해서
오늘의 메뉴... 잡채밥이 완성되기 위한 준비들에 들어갔다.
오늘의 주메뉴 잡채밥, 서브메뉴 달걀마리, 햄부침, 달걀국, 마늘 고추장 무침
여름날 더운 주방에서 땀을 줄줄? 흘리며...^^ 친구들의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몸은 더웠고 힘들었지만,
친구들에게 맛난 점심을 해 줄 생각을 하니.. 마음만은 뿌듯 하고 즐거웠다.
친구들중 4명은 혼자서 밥을 넘기는 것이 불가능 하기에...
모든 음식을 잘게 잘게 잘라서 먹여 주어야 한다.
마당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준비된 점심도 먹고 (계란말이가 인기가 많더라...^^)
담소들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면서... 그렇게 하루가 가고 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교회 봉사단체라던가... 회사봉사단체들의 방문도 있었고.,..
이 날 만이라도...
사모님이나, 선생님들께서 28명의 밥을 하는 것에서 벗어날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주 더운 여름날...
하루 세끼 28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란.. 참 힘들것 같았다.
오늘 하루 점심 한끼를 준비하는 데도.. 이리 덥고 힘겨운데..
그 분들의 노고가 상상이 안간다.
늘... 누워만 있어야 하는 승원이(21세,뇌병변장애).. 이 친구는 사랑의 집 에덴을 생각할 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친구다.
자동차 관련 것들에 관심이 많은 박학다식한 친구인데...
마당에서 다른 원생들이 블록을 하고 놀고 있을 때.
승원이는 마당 한켠 자리를 펴고 늘 누워서 있어야 한다.
그러함에도 씩씩하고 밝은 모습의 승원이...
여름이라서 더 덥고 짜증스러울 텐데..걱정이다.
다음으로 기억나는 친구는 용우(20세, 시각장애)
이 친구도 늘 뭔가를 두리번 두리번..
처음에 만났을 때는 말도 잘 안하고, 어깨가 구부정하게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돌아보는...
하는 행동에 잘 적응을 못했었는데..
용우는 두리번 두리번 혼자서는 부산하면서도 주위에서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고 들어주는 그런 친구였다.
다음 인석이는 (18세, 뇌병변장애) 무언가를 계속 이야기하고 혼자말을 자주 하는 친구였다.
잡채밥을 아주 맛나게 먹어주었고, 블록도 같이 하면서 성을 쌓으면서 놀기도 하고...
정혜아줌마(48세, 정신지체)
파격적인? 패션을 자랑하시며 마당을 누비시는데..^^
먹는 것에 유독 집착을 보이시는 모습과 너무나도 마른 모습에 마음이 짠해 온다.
건강하시길...
이 날 친구들은 정혜아줌마를 비롯해서.. 다들 돈가스.. 돈가스 먹는 날인데.. 하면서
돈가스에 대한 사랑이? 대단함을 느꼈다.
(아마도 다음에 만나러 가는 날 주메뉴는 돈가스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내고...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올라오는 차안에서 많이 피곤도 하고, 힘은 들었지만,
친구들의 밝은 모습들을 대하니 내심 안심도 되고 마음이 편해진다.
많이 좋아진 친구들의 환경...
감사하고 좋지만...
친구들에게 그 환경이 편안하게만 느껴져야 하는 데... 걱정이다.
어느 시설을 방문하던... 꼭 나오는 이야기 ㅠ.ㅠ.
나라의 사회복지 관련 법들과 관련해서 일선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은
현실과 너무나도 큰 괴리를 보이는 사회복지법으로 인해서 이전보다 좋아 졌다고는 하지만,
힘겨워하고 있는 시설들이 많았다라는 거다.
사랑의 집 에덴 역시
조립식 건물에 있다가 제대로된 건물을 지워서 살지 않으면 원생들과
흩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지워진 새 건물...
처음에는 건물만 띵 하고 지워놓고 입주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그런 현실이었는데...
여름에만 잠시 거주하고 다시 추워지면 겨울 난방비 때문에 다시금
겨울을 지내려 조립식 건물로 들어가야 하는 그런 상황을 반복해야하는 현실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세상일로 마음이 힘들때... 갑자기 우울증이 올때... 정말 죽고픈 만큼 힘들때...
나는 자원봉사를 권하고프다.
시설이나, 어려움속의 다른 독거어르신들을 방문하면서...
그들의 힘겨운 삶?을 보면서... 나는 그래도 살만하다? 스스로 위로를 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밥도 떠먹여주어야 하고... 늘 누워만 지내는 그런 친구들도 있지만,
그 모습 그대로... 그 안에서 나름 살기위해서 견뎌내고 노력하고 있을 그 친구들..
살아있다라는 그 이유만으로도 소중하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어떤 상황에서든 하루하루 살아가야할 이유가 있음에...
그 힘을 받아서 용기내 보라는
나름대로 살아갈 이유를 찾으라는... 그런 말을 하고픈거다.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 누우니... 머리도 아프고... 잠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몸은 아파도... 나름 뭔가를 해내고 느끼고......
잘 몰랐던 내 안에 있었던 세상에 대한 투정들이 다소 가라 앉는 듯한...
뭔가가 정리되는 듯한...그런 느낌이다.
사랑의 집 에덴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그런 날은 ......
그런 생각들이 유난히 드는 건 왜일까?
친구들............ 있는 모습 그대로......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견뎌내고 살아가고 있을 그대들...
그 모습만으로도 아름답다. 홧팅 !!!
p.s사족으로
어제 소중한 분들과 함께 인천 효성동에 자리한 한 시설을 방문하고 왔는데요.
희귀난치 근육병 환우들의 생활시설인데.. 전국에서는 유일한 곳이라고 하네요.
방문해보니... 최근 지어진 최신식 건물에 깨끗한 환경...
어?... 재정이 넉넉한가보네?..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원장님과 함께 하다보니..
역시나 나라 행정과 관련된 건물을 짓기위한 빚 때문에
살아가기가 힘들다라는 이야기가 빠지질 않았고.
원생들이 다 근육병관련 질환들이라서 계속 현재도 진행중인 병이다보니
심리적인 불안정속에서 늘 누워만 있어야 하는 상황의 친구들이 많기에..
평일 환우들의 식사수발을 해야하는 봉사자들을 필요로하는 상황 ㅠ.ㅠ.
그런데, 환우들인지라... 순수하게 봉사만으로 이어갈수가 없기에..
24시간 3교대 체제의 일하시는 분들을 둘수 밖에 없기에 인권비 또한 만만치 않다라는...
겉으로 보기엔 재정이 튼튼해 보여도...
한달한달 생활해 나가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문제가 늘 빠지지 않고
개인 시설이다보니.. 나라의 지원은 되지 않는...그런 상황들이었네요.(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지만)
그곳을 방문을 하고 오는 차안에서 어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 분들께 후원금 10만원을 기부했을 때
후원금중에서 환우들을 위해서 들어가는 돈이 3만원...
나머지가 그 친구들을 돌보기위한 분들의 인력비로 들어가더라도..
우리들은 일선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믿고 후원을 해야만한다라고요.
가끔 어느 시설의 홍보지나 사이트를 보고...
어라? 이 곳은 살만한 것 같은데..무슨 후원을 해?
이러시는 분들 많은데...
얼마를 하던 그 후원금은.. 직접적이던 , 간접적이던 그 친구들을 위해서 들어간다라는 거다라고..
따라서 우리가 후원을 해야하는 이유는...
그 시설을 운영하는 곳보다는...
그 시설에 있는 환우들이나 원생들을 보고 하는 거 아니겠냐고...
그 이유만으로도 후원을 해야하는 이유는 있다라고 말이지요.
오늘 방문했었던 인천의 모 시설도 이런 저런 문제점들이 보여지긴 했지만,
저렇게 천정만 보고 하루종일 누워있는 환우들 한명 한명을 생각한다면...
자신이 가진것을 나누는 손길에 인색해서는 안될것이라는...
어느분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진... 느낀바 많았던 하루였네요..
임기연님의 댓글
임기연며칠 전 김명지 봉사자님의 편지를 읽고 회원에 가입 하였습니다. 정성껏 써주신 편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진짜인가 싶어 소망의 집 샘터 홈페이지에 들러보았는데, 의심을 가졌던 제가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일단 약간의 물티슈를 사랑의집에 택배로 부쳐드렸는데요. 앞으로 기회가 닿는데로 조금이나마 보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여러분의 이웃사랑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김명지님의 댓글
김명지
임기연님 고맙습니다. 벌써 물티슈도 보내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뵙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그래요.. 좋은 일들 많이 일어나시길 기원합니다^^
남정임님의 댓글
남정임지난주에 참이웃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저 역시 봉사자의 일을 하고 있지만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정말 오랜만에 하고 온 일이었습니다. 쌀 한포대에도 그렇게 고마워하시고 좋아라 하시며 문 밖까지 나오셔서 배웅하시는 할머님을 뵈면서 우리 봉사자들이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끼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었습니다. 새삼 제가 너무나 행복하고 이행복을 다른 많은 어려우신 분들께 나눠드려야겠다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