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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을 다녀와서

  • 작성자: 김하은
  • 작성일: 07-07-06 21:04
  • 조회: 9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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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 샘터를 알고 봉사하게 된지 이제 보름이 되어 가는 요즘 6월 30일 사랑의 집 방문을 앞두고 많이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샘터 게시판에 붙여진 많은 편지들과 시설을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직접 방문해서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 벅차고 뜻깊은 날이 될 것 같았다.


드디어 당일 아침 9시에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출발하게 되었다.
사랑의 집에 가져갈 쌀과 음식재료, 과일 등을 전날에 나름대로 알차게 장을 봐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충남 아산에 있는 사랑의 집은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시간보다 좀 더 걸렸다.
거의 2시간 지나서 도착한 사랑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정혜 아주머니란 분이 손을 붙잡고 반가워 하셨다.
자그마한 체구에 30kg이 나갈 듯 말 듯 했으며 연세는 50대 정도로 보였다.
난 처음 뵙는 분인데도 참 친근감이 느껴지는 아주머니였다.


날씨가 참 화창하고 좋아서 친구들이 다 마당 그늘에 나와 있었다.
우리들은 우선 음식 준비할 팀과 청소할 팀으로 나눠서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나는 남정림 봉사자님과 김수영 봉사자님 그리고 막내 박의진 봉사자님 그리고 박미영 봉사자님, 실장님 과장님과 함께 청소를 담당했다.


창틀 먼지를 닦고 바닥을 쓸고 닦으며 기쁜 마음으로 정말 내 집처럼 깨끗이 청소했다.
몸은 좀 힘들었지만 마음은 정말 기쁘고, 봉사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참 감사한 마음 뿐이었다.


청소를 마치고 나서 우리 팀은 나무 그늘 아래 있는 친구들에게로 다가갔다.
나에게는 모두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사진으로 봐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고 참 반가웠다.
마당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로 식탁을 놓았는데 식탁 아래 많은 블럭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정신지체장애인이다 보니 기억력이 감퇴하고,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 행동들을 하다 보니 이런 장난감들을 통해서라도 뇌에 자극을 주어 더 나빠지는 것을 늦추려는 것 같았다.
잠깐이나마 블럭놀이를 함께 하다가 먼저 열심히 혼자서 블럭쌓기 하는 우진이라는 친구랑 대화를 했다.


이름은 홍우진 이고 나이는 26살이라고 했다.
말은 참 잘 하는데 앞뒷말이 맞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이 곳의 24명 친구, 어른들 중 23명 정도는 거의 정신지체장애가 있고 승원이라는 친구는 기억력도 굉장히 좋은 21살의 친구인데 일어 설 수도 앉을 수도 없어 누워만 있는 친구였다.


드디어 점심시간.
별로 한 일은 없는 것 같은데 배가 많이 고팠다.
우선 친구들 점심이 식판에 담겨져 식탁으로 왔다.
오늘의 메뉴는 잡채밥과, 햄구이, 계란말이, 마늘장아찌무침, 계란탕, 김치였다.
보기에도 참 먹음직스러웠다.


우선 잘 씹지 못하는 7명의 식판은 잘게 잘라서 손수 먹여줘야 했다.
이곳에 원장님 부부와 선생님 두분이서 이런 일들을 다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나머지 17명은 그런대로 각자 잘 먹었다.
사랑의 집 친구들이 다 먹고 나서 우리 봉사자들은 식당으로 가서 함께 모여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일하고 나서 먹으니 정말 꿀맛같고 진짜 맛있었다.


오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노래도 부르고, 간단한 게임도 하면서 친구들과 금방 친해졌다.
돌아올 시간이 되어 차에 타는데 아쉬운듯 바라보는 친구들의 눈길이 애처로워 보였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돌아오면서 많은것을 느꼈다.


그동안 직접 느끼지 못했던 건강함을 감사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걸 감사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다는걸 감사해야겠다고 느꼈다.
이번 사랑의 집 방문을 통해 좀더 넓은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을 사랑해야 겠다고 가슴깊이 깨달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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