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새로운 인연 - 참이웃 방문일지 (1)
- 작성자: 김명지
- 작성일: 07-02-16 05:30
- 조회: 2,644회
관련링크
본문
설 연휴를 앞둔 2007년 2월 15일
새롭게 추천받은 참이웃 다섯가정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어떤 분들과의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사연들이 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지...
조금은 무거운 마음도 있었고...
그렇게 몇몇 봉사자들과 늦은 오후에 방문을 하게 되었네요.
첫번째로 방문한곳은 지홍구 할아버지(56세)댁
다리, 손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지체장애 3급) 보기에도 거동이 불편해 보이셨어요.
25살 아들이 하나 있지만, 이제 막 취업을 해서 기숙사생활을 시작했기에,
혼자서 파지수거를 하시며 생활하고 있으셨어요.
남자분 혼자 사시는 데도 비교적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편 이었고,
뭔가 아기자기한 느낌^^..
할아버지랑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할아버지께서는 거리에 버려진 쓸만한 것들을 주워다가
집안을 예쁘게 쓸고 닦고 정리하시는 게 취미라고..^^
그리고는 많이 외로우신지 이런저런 당신의 하소연 하듯 이야기들을 시작하셨어요.
어려서부터 부모님 없이 혼자서 자라오다가 결혼을 하셨는데,
오랜동안 몸도 아프고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다 보니까 부인과 이혼을 하시고
외롭게 살아가는 처지라고... 눈물까지 보이시며 이런 저런 속내를 이야기하시는데..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네요. ㅠ.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________
할아버지 .. 힘내세요!!!...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으신 장식장에 감동받고 왔답니다.
두번째 참이웃은 홀로 사시는 소덕순 할머님(86세)댁
약간의 치매끼가 있으시다고 말을 하셨지만, 연세보다 젊어보이시고 예쁘장한 모습^^
슬하에 자녀도 없으시고 홀로 사신지 오래되어서 방문하는 이도 없고 많이 외롭다며,
저희들의 방문을 너무나도 좋아하셨답니다.
동사무소에서 40만원정도 지급하는 것이 생계비의 전부이며, 이런 저런 생계비로
20만원정도 고정적으로 나가고나면 살기가 빠듯 하시다고..
고령이시다보니 병원비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방문하는 이 없는 생활이시다보니
많이 외로워 하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네요.
자주는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정기적으로라도 방문하여
자식, 친지도 없는 할머님의 말벗이 되어 드리는것이
할머님의 고독고를 조금이나마 해소해 드릴수 있는 기회가 되길^^
________
할머님!! 건강하고 젊어보이셨어요^^
자주 찾아 뵐께요.
세번째로 방문한 곳은 강혜숙 할머님(84세)댁
서구청의 추천을 받을 때는 독거어르신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방문을 해보니..할머님은 다른 곳에 잠시 다니러 가셔서 만나뵙지를 못했네요
대신 그 집에는
8년전 이혼한 45세된 아드님과 손자 창우(13세)와 손녀 주희(17세)가 같이 살고 있었어요.
아버님은 집에 계시다는 데.. 얼굴도 뵙지를 못했고,
손녀 주희랑 창우랑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처음 가는 동네라서 가는 동안 길을 잘 몰라서 오랜 시간 헤매다 만나게 되었는데,
길을 전화로 안내해준 주희는 많이도 미안해했고(주희 잘못도 아닌데...),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모습... 그리고 이런 저런 자신들의 사정을 이야기하면서도
어른스럽고 밝은 모습에 내심 안타까운 마음과는 별개로 안심이 되었네요.
주희의 아버님은 오랜기간 무직으로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셨고,
그로인한 부모님의 이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네요.
당장 이번에 고등학생이 되는 주희는 아직 입학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
후... 집집마다 이런 저런 사연에... ㅠ.ㅠ.
뭔지모를 착찹함과 답답함이 밀려오는 가운데...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며 그렇게 주희남매랑 헤어졌네요.
처음 만났는데도 예의 바르고 상냥한 주희에게 오늘의 인연을 계기로
앞으로 살아가는 시간들에 힘을 주고프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그래줄 수 있을지... 아직은 마음뿐 ㅠ.ㅠ.
--------
주희야!!
만나서 반가웠어.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생각만 하는 밝은 주희이길 바래!!
네번째 인연은 김정덕 할아버님(71세)과 김정자 (64세)할머님댁
동사무소에서 받은 할아버지댁 전화번호는 요금이 연체가 되어서 끊겨버린 상태에서
방문했을 때 안계시면 어쩌나하고 걱정을 했었드랬지요.
전기가 끊겨진 어두운 계단을 올라올라 4층까지 헉헉... ㅠ.ㅠ.
제발 계시길 기도하면서 그렇게 할아버지댁을 방문하게 되었네요.
난방이 전혀 안되는지(알고보니 가스요금 연체로 끊긴 ㅠ.ㅠ.)
쌀쌀한 공간 카펫트를 깔으시고 그렇게 생활하시고 있으셨어요.
첫인상...
너무나도 온화해보이는 ... 사시면서 고생은 별로 안 하셨을 것 같은..
곱게 나이드신(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 지^^) 그런 분이셨네요.
별로 말씀이 없으셔서 .. 그런 분에게 이런 저런 자세한 이야기를 묻기가
참으로 죄송했는데..
다행히, 좀 있다가 들어오신 할아버님의 부인 되시는 분께서
자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셨어요.
1997년 IMF때 하시던 사업이 부도가 나시면서 빚을 많이 지게 되어서
지금은 거의 도피 생활을 하시고 있는 듯 했고요.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이 방문하면 빚독촉하러 온 사람들로 알고 깜짝 깜짝 놀랬다고ㅠ.ㅠ.
할머님께서 간간히 눈물을 보이시면 말씀을 이어가셨네요.
할아버님은 지병으로 당뇨가 있으셔서 일도 못하시고,
슬하에 아드님이 한 분 있으신데( 연락도 없음), 서류상으로 동사무소에서 조회를 하면
자제분이 월급생활을 하는 상황이라서 동사무소 수급자로서 지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해요.
가스가 끊겨버린 방안, 끊겨버린 전화만 봐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그대도 드러나는 현실이었어요.
준비해간 따뜻한 이불과 설날 끊여 드시라고 준비해간 떡국떡과 만두,
생필품들을 보시고
할머님께서 눈물을 훔치시며 하시는 말씀이 제 마음을 울렸어요.
" 예전에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주고 살았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이런 도움을 받고 사는 신세가 되다니.. ㅠ.ㅠ.
젊은 사람들 보기 챙피스러워요"라고 ........
________
할머니, 할아버지...
정말 힘겨운 상황이시겠지만, 힘내시고...
건강지키세요.
그리고 저희에게 만큼은 챙피스러워 하시지 않으셔도 되어요.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란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자주는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저희들의 방문이 앞으로 살아가시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하는 조심스런 마음을 가져봅니다.
마지막으로
저와의 인연이 깊은 주영이를 만나러 갔지요.
위의 참이웃 4곳을 방문하는 시간이 예정보다 많이 늦어져서
주영이랑 약속한 시간은 6시인데...
새로운 참이웃들을 만나러 가는길의 험난함이란ㅋㅋㅋ(상상을 초월)
방문하기도 전에 과장님과 저는 지칠대로 지쳐서 ㅠ.ㅠ.
기다리는 사람도 지치고...
그렇게 주영이를 찾아간 시간이 밤 9시 30분...
커피와 녹차를 사이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저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이번 만남은
다른 참이웃들과는 달리 편안한 가운데서 이야기를 이어나갔지요.
주영이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대학 3년인데, 몸이 많이 불편하지만,
그 상황을 이겨내고 열심히 공부하는 성실한 동생이에요.
자세한 이야기들은 지면을 통해서 하기가 힘들지만,
주영이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게으른 제 자신을 반성하게되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되더군요.
(주영아.. 무슨 말인지 알지?)
주영아...
우리 힘내자!!!
그 말만 할께^^
그리고 한달에 한번 만나서 맛난 저녁 하기로 한거 잊지말고...
열흘전에 만나고 또 본건데도... 반가웠다.
여전히 밝은 니 모습에...^^
할머님께서 치매끼가 있으셔서 걱정 되지만,
옆에서 잘 돌봐드리고...^^
명절 잘 지내...!!
새해 복 많이 받고..^^
아주 긴.. 일정이 되어버렸네요.
작년에는 참이웃 10가정...
그리고 2007년 소망의 샘터와 새로운 인연을 갖게된 10가정들중 다섯 인연들을 만나보았는데요.
이 분들께 샘터가 어느정도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힘 내시라고 마음속으로 많이 응원하고 있다라는 것 .
그것만은 말씀드리고프네요.
곧 설 명절이지요.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러 지방으로 가실 분들 있으실 테고,
조용하게 지금 있는 곳에서 가족들과 보내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럴때 일수록 더더욱 마음이 힘들고 지치는 친구들이 있음을 아셨음 하네요.
가족이란 울타리가 참 소중한 거구나... 하고 새삼 느끼는 그런 시기이기도 하고요.
오늘 참이웃으로 새로운 인연이 되신 분들을 찾아뵐때
차안에서 부모님의 전화를 여러통 받았어요.
오랜 통화를 할수가 없는 상황인지라, 자세한 설명도 못드리고
매일 하는 안부전화도 못한채... 다니다보니..
울 부모님... 늦은 시간 집에서 전화를 안 받으니 걱정이 되셨나 봅니다.
헌데, 부모님의 그런 관심이 참으로 짜증스러울때가 간혹 있었거든요.
"내가 앤가?^^" 뭐 그런 생각도 하면서 가끔은 부모님의 관심이 귀찮을 때도 있었고..
하지만, 부모님에게 저는 나이가 먹어도 늘 같은 어린 자식일 뿐이란걸...ㅠ.ㅠ.
반성하게 되네요.
이렇게 걱정해주고, 늘 상 챙겨주시는 부모님, 형제들을 가끔은 귀찮아하고 소원하게 대했던 시간들을 말이지요.
오늘 오후에 명절을 지내러 부모님이 계시는 곳에 갈때 부모님께 드릴 초코렛도 준비해 가려구요.
지난 번 찾아뵈었을때 운전하시면서 초코렛을 맛있게 드시는 아빠를 처음 본 후로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빠께서 초코렛을 좋아한다라는 것, 엄마께서 탕수육을 좋아하시는 것,.. 왜 그동안은 모르고 살았던 걸까? 하고요.
그러고보니 한번도 울 부모님께는 초코렛을 사다 드려본 적이 없더라는 ㅠ.ㅠ.
친구와 지인들에게 가끔 선물하곤 했었던 초코렛을
부모님께는 한번도 사. 다. 드. 린. 적. 이 없. 더 . 라. 는 ㅠ.ㅠ.
이야기가 잠시 딴 곳으로 갔다왔는데요^^(후.. 두서없이 무쟈게 길어지네요 )
샘터 식구들과 너무나도 고마운 후원자님들께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진심을 다하여 기원합니다.!!!
그리고 뭔가 각자들 힘겨운 사정에 있으신 분들도 힘내시고요.
긍정적인 생각 하시면서 힘들 내세요.!!!
이만, 이 츠자 퇴장합니다.휘리릭..~~~~
p.s 지금 내가 가진것에 감사하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