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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날리는 나뭇잎을 보며 가을을 느낍니다.

  • 작성자: 최옥숙
  • 작성일: 09-10-21 13:47
  • 조회: 2,846회

본문

길가에 날리는 나뭇잎을 보며 가을을 느낍니다.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벌써 겨울을 걱정해야하지만
이 가을엔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계절이길 소망합니다.

우리 소망의 샘터 사람들은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1560-1번지에
교도소, 장애인등, 노숙자, 부랑인 등 소외 당한 사람들을 위해 사역하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저희들은 지금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형제들(3명)까지 합하면
모두 19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형제들 모두가 전과자들이며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전과자라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인가나 어떤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과자들이라고 살던 집에서 쫓겨 나고, 월세가 밀려 보증금 다 까먹고 쫓겨나고
전기세 수도세가 밀려 수도 없이 끊기는 등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은
글과 말로서는 형언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월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포기할까도 수십 번 망설였습니다.
데리고 있던 형제들이 교도소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겪을 때마다
형제들 먹을 거리나, 병원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를 때는 더더욱 그렇지요

노인시설이나 장애인시설은 인가가 쉬워 큰 어려움 없이 일을 하고 있지만
저희 시설은 전과자라는 이유로 사회악이라 하여 인가조차 나질 않습니다.
그러던 중 “소망의 샘터”와 “서영은 과장님”을 만나게 되어 형언할 수 없는
큰 사랑과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형제들이 정말 제대로 살아보겠다며 다짐하며 함께 생활하다
저희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간다 온다 말없이 떠나버리거나
또 다시 실패해서 교도소로 돌아가는 형제들이 많았습니다.
훔쳐서 도망가고, 제가 아는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등 말 할 수 없을 정도 였습니다.
처음 몇 년 간은 파출소, 검찰청, 교도소에 가는 일이 일과였습니다.

너무도 힘들고 가슴 아픈 시간들이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끓어 안고 용서하며 살아온 시간들 속에
이제 저희 “일산 소망의 샘터 사람들”에 있는 형제들은 지난 5년간 한 사람도 실패해서 교도소에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소망의 샘터와 서영은 과장님의 사랑과 헌신으로 끊임없는 도움으로
이곳에 있는 우리 형제들은 새로운 삶을 찾은 기쁨 속에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세워져 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사회에 악을 끼치는 존재들이 이웃을 위해 봉사할 것이 무엇이 있나를 돌아보는 사람들로 변화 되었으니까요.
소망의 샘터와 서영은 과장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한 형제는 신학교에 입학하여 주의 길을 가고 있고, 한 형제는 요양보호 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건전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두 사람은 지금 현재 요양보호 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40이 넘도록 노숙자로 살아가던 형제가 저희들을 만나 이젠 내일을 기약하는 자로 변화되었고,
돌봐 줄 가족이 없어 지하철역에서 동냥을 하며 거지생활을 하던 형제가
제가 일하는 요양원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내일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얼마나 속을 썩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게 한다는 것, 변화된 자로 살게 한다는 능력은 영혼을 사랑하는
희생의 진실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풍으로 오른 쪽 마비가 와서 활동이 부자유스런 황희성 형제(64세) 라는 분이 있는데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일산 명지병원에 후송하여 응급실에 가니
고아이며 수급 자니 많은 병원비가 들기 때문에 회생이 불가능하니
포기하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가족도 없이 고아로 전과자로 살다가 5년 전 저희들을 만나 이제 사람답게 살아본다며
유난히도 삶에 애착을 갖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도저히 그냥 그렇게 보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응급실 담당 선생님과 신경외과 담당 교수님께 애원을 했습니다.
“1종 보호 대상자라고 외면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검사, 수술 등, 모든 것을 다해달라고
병원비는 어떻게 해서든지 책임지겠다고 말입니다.“
의사가 친 가족도 아닌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면서 저를 설득하였고
오늘 밤이 고비니까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면 와서 보게 하라고 하며 마지막을 준비케 하셨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그럴 필요가 있느냐, 그 동안 최선을 다해 오지 않았느냐며 저를 말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해달라고,
꼭 살려주셔서 다문 몇 달이라도 집에 모셔서 제가 할 수 있는 것 모두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매달렸습니다.
담당교수님도 저의 간청에 감동을 하셨는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이 사실을 안 소망의 샘터와 서영은 과장님의 위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소망의 샘터의 격려와 지지가 저를 포기하지 않게 하신 것이지요.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죽음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러길 40일이 지날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믿는 하나님이 의사의 손길을 통해 그분을 살린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저의 억지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신 것이지요.

깨어나서 지금 일반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제 간병인 때문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저희 형제들 중에는 간호 할 수 있는 온전한 형제가 없었고
저는 노인요양원에 가서 일을 해야 형제들의 생활을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병원 복지 팀에서 간병인을 지원 받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나 야간과 휴일에는 간병을 받을 수 없기에 목사님께서 밤을 세워가시며 돌보고 있습니다.
간병지원도 3주에 한정된 것이라 요즘엔 이곳에 있는 이병태 형제와 목사님이 맡고 있습니다.
지금 병원비가 정말 많이 나왔겠지만 한 생명을 살렸다고 하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지금 이 시간 굳게 닫힌 쇠문 짝, 끌래야 끌 수 없는 전등불 아래서
지난날을 후회하며 새로운 소망으로 이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기도하며
두 손 모으는 우리 형제, 자매들을 사랑합니다.

이 일이 뭔지도 아직 잘 모르면서 좌충우돌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달려온 시간들,
담 안의 우리 형제, 자매들을 사랑하며 보낸 시간들.
소외된 곳을 찾아 함께 울고 웃었던 소중한 시간들,
그렇게 가버린 시간 속에 이제 점점 비어져 가는 내 가슴은
투명 비누방울 처럼 날아가다 꺼진다 해도 후회 없고 원 없는 시간들입니다.
교도소와 소외된 곳을 드나드는 발 디딤에 주님의 사랑이
더욱 꼭꼭 다져질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또 정말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우리 형제들에게
때마다 먹을 것 입을 것, 쓸것등과 큰 힘을 주시고 소망을 주시는
소망의 샘터와 서영은 과장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우리 형제들도 그 사랑을 이제 알기에 더욱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소외 당한 상처 받은 영혼들을 위해 숨 가쁘게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사랑에 발목까지 빠지고,
가슴속에 숨어 있는 주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이 참 자유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민들레 풀 씨처럼 가볍게 이 길을 가길 소망합니다.

2009년 10월 4일
일산 소망의 샘터 사람들 원장 최 옥 숙

소망의샘터님의 댓글

소망의샘터

^^
전도사님!
과찬을 해주시니 몸 둘 바를...ㅎㅎ
전도사님이 형제님들께 들이는 정성을 그 누가 감히 흉내라도 낼 수 있다고....
매일매일 사건과 사고 속에서도 굿건히 자리를 지키고 계셨기에 지금 형제들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비뚤어지지도 악한 맘도 먹지 않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교도소 갈 일을 만들지 않는 거......

황희성 형제님을 살려낸 것은 의사도 아닌 전도사님의 정성과 눈물이지 않나 생각해요.
아마 형제도 부모도 그렇게는 안 할거 같은데…..
전도사님이 계시다는 것에 늘 감사해야 할 형제들이 부족하지만 남을 도울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들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애써주시는 전도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며….
소녀 같은 전도사님 이 가을 다 가버리기 전에 가로수가 물들어가는 거라도 느끼면서 쉬어가시길…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임현숙님의 댓글

임현숙

전도사님 힘내세요!!!!
전도사님 곁에 또한 상처받는 영혼들에게 늘 하나님의 은총이 있으실 겁니다. 언제 어디서나 고난의 끝을 놓지 마시고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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