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요리할 때 꼭 필요한 칼은 항상 신문지에 싸서 감춰
- 작성자: 서영은
- 작성일: 14-06-18 12:16
- 조회: 1,4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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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출소자들과 지역 파출소에서 위탁을 한 노숙자들을 보호 감찰하는 기관입니다.
현재 출소자 남, 여 12명과 노숙자 3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병원에 입, 퇴원과 노숙이 그리워 집을 나가는 사람들로 인원은 항상 유동적임)
어제는 그 곳에 점심준비를 위해 다녀왔습니다.
미인가시설이라 지원되는 게 없으니 살림살이라 하기 에도 형편없는 곳입니다.
헌데,
식구들을 위해서라면 파출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원장님이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어디가 아프셨던 건지 수척해진 원장님은 서 있기에도 힘겨워 보였습니다.
무슨 일이 이었던 건지 놀라는 우리들에게 그저 감기였다고 하셨지만,
분명 형제들의 믿기지 않는 돌발적이고 어이없는 행동이 있었음이 직감되었습니다.
이런 몸으로 기관을 계속 지켜 나가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져 들게 하였습니다.
부엌에서 요리할 때 꼭 필요한 칼은 항상 신문지에 싸서 감춰 두었다가 쓸 때마다 꺼내는 것만 보아도 하루하루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왜 공도 없고, 업적도 없을 이런 일을 하시는지 아무리 말씀을 하셔도 겸손하지 않은 나로선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 키울 때 엄마 마음처럼 먹지 않는 식구들 입에 먹을 것을 떠 먹여주는 원장님은
자신들 보다 나이어린 천사입니다.
온전히 자신들을 위한 천사!
그런 천사도 이젠 점점 나이 들고 지쳐가네요.
출소자에게 냉혹한 현실은 그들을 다시 범죄의 현장으로 내모는 요인 중 하나이며,
그들이 재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에 대한 교육이 뒤따라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따뜻한 보살핌이 있어야 하는데
두 가지 일 모두를 힘없는 원장님이 다 하기 엔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부디 원장님이 가지고 계신 그들을 향한 사명감이 건강과 열정으로 지켜지고,
그들 또한 마지막 그들의 보금자리와 자신들을 가엾이 여기는 천사 원장님이 지쳐 포기하지 않도록 스스로 지켜가기를 손꼽아 기원합니다.
원장님!
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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