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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3

  • 작성자: 오상근
  • 작성일: 18-01-25 21:57
  • 조회: 774회

본문

최근 몇 주는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에피소드1


나와 동거하는 장애인 청년이 갑자기 오른 팔에 힘이 빠져 늘 하던 마우스 잡기, 숟가락질을 못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오른쪽 얼굴 부위가 마비가 온 듯 부자연스러워 졌습니다 부랴 부

랴 강남 세브란스 재활의학과로 갔더니 신경과로 급하게 진료 시간을 만들어 연결해 주셨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보시더니 머리 MRI를 찍어 봐야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뇌졸중이 아니면 신경이 눌려서 마비가 온 것일거라 하셨습니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뇌졸중이면 어른들이 보통 말씀하시던 ‘중풍’이 아닌가 .. 급하게 MRI를 찍고 일주일 후 결과를 보러 와야 한단다. 중풍이면 3~4시간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이미 방법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셨다 일주일 후 보호자만 와도 된다고 하셔서 혼자 신경과에 시간에 맞추어 갔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앉았더니 ‘다행히 머리엔 아무 이상이 없네요’ 확증은 아니지

만 아마도 부자연스런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분이라 신경이 눌려 그런거 같으니 자세를 좀 바꿔 볼 수 있도록 하라고 하신다. 휴 다행이다 얼른 청년 어머니께 전화드렸습니다

며칠 후 얼굴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오른 손은 아직 그대로 입니다 더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에피소드2

청년 사고 쳤습니다
우리 집에는 주말마다 오는 자폐장애 청년이 있습니다 처음 맡아 보는 장애유형이라 처음엔 좀 겁도 나고 긴장도 되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태(가명)는 생각보다는 달리 너무 얌전하고 착

한 청년이었습니다 5개월째 주말마다 우리 집에 옵니다 주일은 우리 가족과 함께 교회에 가 예배를 드리고 옵니다 가고 올때는 국 냄비나 노트북 가방을 맡아 곧 잘 들고 옵니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어머니께서 출근 길에 오셔서 데리고 주간보호센터로 데리고 갑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데려다 주고 있습니다 우리 차가 폐차를 하는 바람에 당분간은

직접 데려오고 데려다 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사고를 쳤습니다 지나간 토요일 날 버스를 타고 왔다가 공원근처에 내려서 걸어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카센터 골목을

막 돌아 들어오는데 느닷없이 차를 고치러 온 아저씨 뒤로 달려 들어서는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힘껏 내려 치고 말았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손 쓸 틈이 없었습니다 ‘어이쿠 이게

뭐야!!’ 하시며 아저씨는 아프고 놀라 어쩔줄을 몰라 하셨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고 아저씨 죄송합니다 청년이 자폐장애가 있으니 용서하십시오 하고 사과를

했더니 ‘장애인이면 잘 데리고 다니셔야죠!’ 정말 유구무언이었습니다 새색시 같이 얌전하던 아이가 뭐가 잘못된걸까요?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어 하루종일 우울했습니다 주간보호센터나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상황설명을 하고 원인에 대해 물었지만 그들도 특별한 답을 하지를

못했습니다 이튿날 주일 예배를 잘 드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저녁에 현태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아침에 먹는 약봉지에 약이 몇 개씩 들어 있는지 봐달라고 하셨습니다 캡슐 하나에 노

란알 약 하나예요 그러자 어머니께서 아이고 약이 잘못 조제가 되었네요 하셨다 그러고 보니 어쩐지 약이 적다 했는데 캡슐약이 3개에 알약이 1알이었는데 캡슐이 2개나 빠져있네요 그러

니까 일주일 내내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아이가 불안정했는가 봅니다 ㅜㅜ 쉬운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3


제가 일하고 있는 장애인공동가정(참조은 친구)과 한 블록 떨어져 있는 곳에 사택이 있습니다 거의 6년동안 집에서 잠을 못자고 이곳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자고 있습니다 사택은 조그만 빌

라2층인데 두 딸이 한방에 생활하고 군대 상근직으로 다니는 아들놈이 작은 방을 쓰고 있습니다 아내도 매일 이곳에 뇌병변자매를 돌보다가 새벽에 일어나 사택으로 갑니다 밥을 해주고 오전 9시에 이곳으로 와서 아침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아내가 들어오면서 집에 온수가 안 나오네요 한다 뭐라고요 그러면 어딘가 보일러 배관이 얼었다는건데 진작 얘기를 해야지! 하면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온수를 틀어 보니

물이 전혀 나오질 않습니다 보일러실에 배관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데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일러로 수돗물이 직접 들어가는 배관 이음새가 너무 낡아 부스러질 정도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거 위험하겠는데 터지면 어떻게하지’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 보니 이음새 나사표면이 가루가 되어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설마 당장이야 물이 새겠어 차차 고치지 머 하며 다른 곳

을 살피고 3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쉬익 하더니 물이 방과 보일러실로 터져 나왔습니다 왜 하필 이 추위에 터지는거야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큰방에 있던 작은 딸이 아빠 왜 그래 하

며 달려왔습니다 아이고 어떻게 해 어떻게 해 ㅎㅎㅎ 내 생애 이렇게 오도방정을 떨어 보긴 처음입니다 현관 복도로 달려가서 일단 수도밸브를 잠갔습니다 물이 멈추자 그제야 머리가 다시

이성을 찾았나 봅니다 아내한테 전화를 걸어 ‘여보 큰일났어 보일러 직수 배관이 터졌어 얼른 철물점에 가서 배관공사하는 분 알아보고 전화해 줘’ 그리고 보일러 회사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물 공급이 안되면 보일러는 어떻게 되죠? 했더니 직원이 빨리 조치를 해야지 안 그러면 곧 보일러가 멈추고 얼게 됩니다 그러니 물이 좀 새더라도 물을 틀어 놓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했

얼른 주방에 있는 투명 비닐을 가져와서 이음새 부분을 꽁꽁 묶고 수도를 약하게 틀었습니다 물이 줄줄 새긴 했지만 사방으로 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배관공사하는 큰 교회 다니시는

집사님이 달려오셨습니다 살펴 보고는 한 10만원이면 해결되겠습니다 하셨다 돈이 문제입니까 얼른 해 주세요 했다 방에 흥건한 물을 닦아내고 집사님을 믿고 다시 공동가정으로 왔다 청년

들 밥 먹이고 양치질을 하고 세수하고 청소하고 얼른 집으로 다시 갔더니 이미 끝내고 집사님 차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목사님 다 끝났구요 온수는 잘 나오고 있습니다 하셨다 온수 때문에

갔다가 정작 온수는 문제가 아니었고 지뢰같이 불시에 문제가 될뻔했던 배관이 터져주었네요 온수는 왜 안 나왔을요? 그건 나도 모릅니다 사람이 없을 때 또는 애들 자고 있을 때 터졌다


면 한밤중에 최강한파에 어떡할 뻔 했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아이고 하나님 아부지 고마버요~’ 근데 왜 연속으로 나를 놀래키는거죠? 하실 말씀 있으시면 말로 해주세요 헤헤^^

차영님의 댓글

차영

고뢰요!! 큰일 치렀내요 살아가다 보면 많은 일들이 생길 껍니다^*            목사님 힘 내세요 걱정 하지 마시고 화이팅~~  저희 아파트도 몇 가구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아 좀 불편합니다 넘 날씨가 추워서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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